(2012.04.21~04.23)


시간이 정처없이 흘렀다. 어떠한 스스로의 여유도 언제올지 모를 다음으로 넘겨버린채. 

결국. 나의 행복을 위한, 나의 아름다운 인생을 위함을 알면서도, 

더 행복해지기 위해 지금 이 순간의 무심함을 인정하는 나를 이해하기엔, 주기적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이 필요했다.

그리고 인정할거 인정하자. 언제부턴가 내 일상 무척 무료하고, 지루하고 그에 맞춰 나도 재미없어졌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소중한 꿈때문에. 이제까지 나를 일으켜세웠던 그 망할 꿈때문에.


외로웠다. 그 외로움의 원천은 어느순간 설레임이 사라졌다는 것. 주위 일상과 사람 관계에서도 무덤덤하게 모든 것이 내 생각대로 움직이리라는 근거 없는 확신과 함께, 모든 생각과 느낌을 작위적으로 주입시켰다. 오히려, 새로운 사람 만날때마다 나를 가꾸는 데 집중하는 것이 즐거워보였다. 어차피 너와 나는 제 갈길 갈것이며, 그 순간의 추억만 짧은 이름과 함께 가끔씩 생각나는 신세로 전락할 것이니... 그럼에도, 나는 깊은 관계의 다리를 건너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이미 다리는 거센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그래, 때려치자. 잠시만.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건물, 새로운 음식과 새로운 사람들에 집중하다보면, 이 자질구레한 느낌들을 지워버릴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주제는 외부와의 소통 없는 스스로의 대화다. 

하지만, 그것을 모두 떨쳐버리기엔 여행이 너무 짧은듯 했다.



아침이 너무 느긋한 나머지 공항에 수속 마감 후 도착하여, 가까스로 출발 5분남기고, 비행기 좌석에 착석.

땀에 범벅된 채로 1시간 반 동안의 하늘 여행 후, 간사이 공항에 도착. 다행히 예정된 비가 오지 않고,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나를 반겨주니, 기분이 무척 좋았다. 



역사에 들어서서, 노선도를 보니 지하철이 무척 복잡했다. 숙소를 먼저 들리는게 좋을 것 같아, 오사카 내부로 가는 전철을 탔다.



전철 치고는 너무 현대적이고 고급적이라, 알고 보니 돈을 추가로 내고 탑승해야 하는 지정좌석 특급이었다. 



나는 전철을 타고 새로운 지역을 관망하는 여행의 첫 설렘을 무척 사랑한다. 낯선 건물과 분위기. 물론, 우리나라 지역과 큰 차이는 없어보이지만, 자세히 바라보면, 분명 다른 구석이 있다.



일본 건물들의 특징을 보면, 지진 대비를 위함인지 큰 건물이 잘 보이지 않았고, 건물들의 대부분이 베란다 통로 테라스를 갖고 있었다. 우리나라 건물들은 대부분 창문 하나와 건물 안에 베란다가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음식 사진은 별로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난바 역에 도착해 처음 먹는 일본 음식이기에 찍어두었다. 일본은 혼자 먹는 사람들을 배려한 음식점이 대부분이기에,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라면 자판기에 온통 일본어라, 랜덤으로 아무거나 찍어서 나온 라면이다. 맛은 다행히 나쁘지 않았다. 국물 참 느끼했지만, 계속 입을 당기게 하는 중독성이 있었다.



숙소 위치를 확인 후, 바로 고베로 향했다. 날씨는 비오기 전 후덥지근 하면서도 시원한 바람이 몸을 식혀주고 있었다.

나만의 여행방식인 지도 한장끼고 영어로 써있는 표지판을 따라가며 무작정 도보여행을 시작했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젋은 현지 관광객들이 무척 북적였고, 사실 우리나라의 명동과 같은 느낌이 들어, 한적한 곳으로 발걸음을 빠르게 돌렸다.



고베 시 중심에 있는 고베타워 전망대에 올라가 고베 시내를 둘러보았다.



해변가를 끼고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모습. 과거 고베 지진으로 크게 훼손된 도시의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이 났다.



고베 타워 의자에 가만히 앉아 스스로를 바라보았는데, 아직 마음이 열려있지 않은 것 같았다. 새로운 지역을 탐방하는 낯선 설렘과는 별도로 현실에서 나를 붙잡는 요소들이 나의 새로운 느낌을 자유롭게 수용할 수 있는 자세를 방해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고베 타워 앞 공원의 분수대를 지나 바다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날씨도 퍽 나쁘지 않고, 시원한 바람이 나를 반겨주니, 무거운 짐을 들고가도 발걸음은 무척 가벼웠다. 이 느낌때문에 도보 여행을 멈출 수가 없다.



하버랜드로 향하자, 오랫만이던 바닷바람이 몸을 휘감는다. 그것도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이 곳엔 작은 고베 대지진 기념관이 있었는데, 고베 대지진 때 고속도로 다리를 지탱하던 볼트를 진열해 놓았다.



대지진으로 도시가 처참하게 파괴되었음에도, 이를 신속하게 복구하여, 더 나은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일본의 고베 시민들의 삶에 대한 열정이 무척 멋져보였다.



이 동상을 보자마자, 바로 카메라를 들이대었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가족의 풍경.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에 있어, 가족은 참 중요하고도 아름다운 존재이다.



해변가에 멋진 호텔이 있기에 찰칵! 이런 호텔을 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투숙하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다음에 다시 와야지!




조형적으로 참 마음에 드는 장면이다. 밤에 오면, 더 멋있을 것 같았다.




밤에는 회전차에 불도 켜지고 무척 낭만적인 곳일 듯 했다. 그만큼 데이트를 즐기러온 현지 커플도 많았고, 나는 그들의 웃음과 행복을 잠시 관망했다.



타워 전망대에 고베 전경이 보인다고 하지만, 딱히 내키지 않아서, 지나쳤다. 무엇보다, 무거운 짐들고 하루종일 걸어다니다보니 힘들기도 해서, 빨리 숙소로 가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가는 길에 무척 아름다운 여성을 보아서, 힘든 가운데 나도 모르게 그녀를 따라가다가 너무 배고파서 갈길을 돌렸다. 차이나 타운을 거친 후, 전철을 타고 숙소로 도착. 


 


그곳에서 만난 여행중인 형님과 함께 난바, 신사이바시 쪽에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곳에서 오노미야끼와 다코야끼를 시켜 먹었는데, 너무 느끼해서 먹자마자, 음료수를 급히 찾았다.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이 곳 주변에는 사람이 무척 많았고, kpop 한국 가수들의 노래와 한국의 번화가 같은 느낌과 크게 다르지않아서 그리 낯설지 않았다.



아침 일찍 교토로 향해 나섰다. 예상대로 비가 오고 있었고, 그럼에도 비오는 교토의 첫느낌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버스 안의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과 뒷 출입구에 탑승해서 앞으로 내리는 사람들. 특히, 백발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일본 전통 가옥의 모습이 무척 기품있다. 한번쯤은 자고 가고 싶은 곳.



난 여느 여행이든, 골목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 곳에는 그 장소의 지워지지 않은 삶의 냄새가 진하게 배여있다.



중년 부부가 내가 이곳 출신 사람인줄 알고 길을 물어봤다. 하지만, 나는 한국인이고 같은 곳을 찾고 있다고 말하니, 친절하게도 나를 이끌고 그곳으로 같이 가자고 했다. 이와 같이 일본인들은 예절이 바르고, 친절한 사람이 무척 많았다.



교토의 국립중앙박물관에 들렀다. 본관은 현재 공사중이라, 특별 전시를 관람하였다. 일본의 역사적인 문화산물을 연대기별로 정리한 전시였는데, 일본어로 된 시와 문학이 많았기에,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그럼에도 일본인들과 함께 문화를 경험하면서 일본 고유의 분위기를 느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비가 오는 하천의 분위기도 고즈넉하면서 정갈한 느낌이 났다. 말그대로 일본 풍이다.



하천을 가로지르는 나무배를 보면서... 내 마음을 저 배에 띄우고.



이곳은 교토의 헤이안 신궁. 헤이안 천도 1100년을 기념하여 세운 신사로서, 전통 혼례를 종종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가 오고 있음에도 관광객들이 내 뒤로 무척 많았다.



어떤 소원을 적은 종이들일까.



여기서 중학생 처럼 보이는 학생들이 이렇게 소원을 적어서 팻말을 걸어놨다. 어느 나라이든, 자신의 소원을 이루고 싶은 마음은 비슷한 것 같다.



신에게 구원을 빌라. 제사를 지내는 모습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벚꽃인줄 알아서 다가갔는데, 소원을 빌은 종이들이 이렇게 모여있었다.



이제 철학의 길과 은각사로 향하는 길. 방향만 잡고 정처없이 계속 걷는다. 그리고 또 걷는다.



타지에서의 골목길은 외형은 비슷해보여도, 걷다보면 낯선 기분과 생각이 겹친다. 이렇듯, 나는 골목길을 좋아한다. 그 곳엔 언제나 다듬지 않은 삶의 냄새가 흠뻑 남아있다.



도로도 무척 깨끗했고, 건물들도 무척 소박하고 정감있었다. 비가 내리다보니,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길 위에 홀로 걸어가는 스스로가 고독해보였다.



왠지 이 집에 들어가 하룻밤 자고 나오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이제 철학의 길로 들어서는 순간. 많은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고, 정갈하게 닦아놓은 길이 이뻤다. 사실, 이런 길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은각사 입구 전경.



일본 풍이 절실히 묻어있는 은각사의 모습. 다양한 문화와 그로 부터 파생된 이러한 문화유산들이 제각각의 특징을 품으며, 우리를 반긴다는 것. 실로, 인간은 대단하다고 표할 수 있지 않을까.



언덕에서 바라보는 교토의 풍경. 구름이 진하게 껴있는 날씨가 인상깊다.



이 동네에서 한번쯤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르내리며, 오래된 문화와 함께 숨을 쉬면서,



이제 교토를 떠나려고 역 주변에 도착했을 때, 무언가 시위를 하는 행렬이 도로변에 줄을 이었다. 그런데, 시위도 참 정해진 규칙대로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움직이는 듯 보였다. 그리고 시위하는 사람들의 낯색도 그리 어둡지 않았다. 이것도 시민의 당연히 해야할 행동 중의 일부라는 듯이. 



전차를 타고, 우메다역에 도착, 잠시 우메다 스카이 빌딩을 들렸다. 몸이 지쳤는지 그리 감흥은 없었다.



배가 고파서, 저녁을 먹고 갈려고 신사이바시에 들렸다. 주말이라 그런지, 엄청난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느낌있는 도톤보리.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걸으면 더 좋았을 길이다.



하천을 끼고 양 사이드에 다양한 음식점과 상점이 즐비한 이 곳. 맛있는 냄새와 시끌벅적한 음식점의 직원이 고객들을 친절히 환대하는 모습들. 언제든 다시금 들리고 싶은 곳이다.



근처에서, 라멘으로 오사카의 마지막 저녁을 먹고, 상점에서 약간의 기념품을 들고, 숙소로 향했다.




그런데, 그 숙소에서 같이 묵는 형님과 동생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한 형님이 저렴한 맥주집이 있다고 해서, 같이 마시고 오자고 선동하였다. 결국, 길을 나섰고, 비가 그친 후의 깔끔한 공기 내음을 마시며, 한국에서 이곳으로 여행을 왔다는 동질감 하나로 함께 이 밤에 걷는 느낌이 무척 좋았다.




타지에서 밤 거리를 걷는 것. 분위기 있는 건물들을 바라보면서, 저 건물 안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아갈까 궁금해하면서, 지친 몸을 독려하며, 따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형님이 잠깐 길을 잃고 말았다. 부산에서 올라온 형님인데, 무척이나 착하시고 말이 어수룩하신 분이라, 그 형님보다 더 형님인 분이 그걸 두고 티격태격 하며, 나와 동생들은 그 모습이 참 즐거웠다.




이 근처에 이런 멋진 탑이 있었나 싶을정도로,  타워를 중심으로 음식점 거리가 늘어져있는 이 곳의 풍경이 무척 인상깊었다. 이 타워에서 함께 사진도 찍고, 서로의 오사카 여행기를 들여다보며 현재의 삶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많은 열변을 토하며 이야기를 했다. 다음날, 모두 잠든 새에 마지막 날의 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아쉽게도, 그 분들과 같이 찍은 사진과 연락처는 가져오지 못했다. 언젠가 인연이 되어 다시 재회할 수 있기를.



마지막 날, 오사카성을 향하여 역에 도착후 계단을 오르면서 찍은 사진.



오사카 성 맞은편에 있는 박물관의 모습. 비가 내린 후, 맑은 하늘과 쨍쨍 비치는 햇빛이 마지막 날의 여행 분위기를 돋구었다.



박물관 옆에는 방송센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박물관은 특이하게도, 정상까지 엘리베이터로 이동한 후, 관람을 하면서, 한층씩 내려오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일본의 역사에 대해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에 관심이 가는 것들이 많았다.



일본의 초등학생들이 견학을 왔었다. 전시물을 보면서, 빽빽이 노트에 필기하고 있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내 어린시절이 생각나기도 했다.



박물관의 창 밖에서 바라본 오사카성의 모습.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한국의 경복궁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일본의 삶의 모습을 조형물로 표현했다. 캐릭터 하나하나마다 무척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관람 안내를 하시는 할아버지께서 내 쪽으로 와서 설명을 하려고 하였다. 어느 곳에나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무척 잘 갖춰진 나라이다.



일본 전통의 분라쿠 인형으로, 약간 섬뜩하게 생긴 얼굴이지만, 이 인형으로 극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근현대의 오사카의 모습. 큰 조형물로 그 당시의 모습들을 표현했다.




드디어, 오사카성에 이르렀다. 오사카 성을 둘러싸고 있는 호수가 무척 아름다웠다.



일본 풍의 색채가 강한 기와가 어쩌면, 일본의 숨어있는 전통적인 특색을 설명해주는 듯 하다.



오사카 성의 메인. 전경. 



비행기가 지나가기에 함께 찰칵~. 나름 절묘했다.



오사카 성의 바로 앞에서 사진을 찍으니, 생각보다 높았다. 안에 들어가려면, 따로 입장료를 내야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패쓰~



성이 참 정갈하고 멋있었다. 왠만한 나라에는 이렇게 특권적인 권력을 지닌 사람이 지내는 곳이 있는데, 그런 권력을 지니게 되었을 때 과연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들지언지.



2박3일동안 걸어다니며, 고생한 다리와 발. 이제 오사카를 떠날 시점이 되었다.



근처, 마트에서 간식거리를 산 봉투도 가지고.



오사카 성 뒷쪽으로 보이는 비즈니스 파크의 모습.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를, 오사카 성의 전경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잔잔한 호수와 봄내음의 기운이 떠나는 사람의 마음을 돋우었고,



아무 생각없이 이 길을 터벅터벅 걸었다.



아직 벚꽃이 지지 않은 나무도 있었고,



조금 더 가보니, 벚꽃나무가 모여있는 어여쁜 장소도 있었다.



아듀~ 오사카 성.



마지막, 어느 할아버지가 사진찍기에 몰두하고 있기에 찰칵~


이렇게 2박 3일의 짧은 여행이 끝났다.

새로운 문화와 그 문화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나와 다른 언어와 다른 습관과 다른 생김새를 지니고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세상은 참 넓고 흥미롭다는 당면한 사실을 다시 인지한 채.

그렇게 여행은 끝났다.


언젠가 다시금, 긴 여행을 떠나겠다는 다짐을 뒤로 한채. 그렇게~

 지금도 그 꿈을 향해,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간다.



Posted by Ssir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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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10 10:21
    비밀댓글입니다
    • 2012.06.11 19:27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korea651@hanmail.net 으로 메일 보내주시면 됩니다.

 

(2.13~2.17)

 

정말 오랜만의 해외여행이다. 행선지는 태국 방콕.

이 곳을 선택한 이유는 우선 따뜻하고, 짧은 기간안에 다녀올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망한 프로젝트. 나를 오해하는 사람들. 지루한 회사 생활을 벗어나, 저 어딘가로 떠나면, 그 시간만큼은 새롭고 즐겁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바쁘다보니, 짐과 여행가이드를 전날 부랴부랴 꾸리고, 의외로 마음도 평탄하고 고요했다.

생각해보니 이 여행 전날로 돌이켜보니 재미있는 것이 있다.

난 아침 일찍 떠나야함에도 누군가와 밤늦게 까지 대화하고 있었다. 무엇을 그리 대화하고 싶었을까. 아마도, 앞으로 4일간 혼자 이국땅을 떠돌게 될 외로움을 미리 풀려는 것이 아닐까. 오히려 독이 됬다. 여행 내내 그 누군가가 생각이 났으니.

 

잠을 많이 못잔 채로 허겁지겁 일어나, 짐을 메고 아버지 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괜시리 미안했다. 살림에 바빠 제대로 된 여행도 못하셨던 어머니도 공항의 비행기를 보며 그 설레임을 대신하려는 생각에서 같이 공항으로 향하는 내내 저 멀리서 떠오르는 해가 상당히 애틋해보였다.

 

 

수속을 끝내고, 안으로 들어가 커다란 비행기를 보는 순간, 여행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렇게 비행기를 타고 방콕으로 가는 5시간 내내 못다한 잠을 잤다.

 

방콕 시간 2시간 반 경 도착.

방콕은 우리나라 시간 보다 2시간 느리다.

내리자마자 뜨거운 온기에 정신이 확 들었다.

섭씨 30도 정도 되보이는 날씨에 각양 각지에서 모인 여러 외국인들이 여권 수속을 받으려고 줄 서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방콕 시내. 난 이 시내로 가야 했기에, 뭣도 모르고 공항 철도를 타고 갔다.

나름, 외국인 들을 배려한 시스템 덕분에 시내를 이동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커다란 짐을 앞에 두고 따뜻한 햇살이 비춰지는 여러 새로운 느낌의 건물을 차창 밖으로 지켜다 보니 기분이 참 묘했다.

 

 

새로운 이국땅을 밟았을 때의 그 설레임, 두려움 모든 감정이 나를 짓눌렀다. 그렇게 깨달았다. 나는 약한 존재라고.

 

철도 밖으로 빠져나와 나를 자극했던 것은 방콕의 공기 냄새였다. 그리 좋다고 느낄 수 없는 탁하면서도 찌는 듯한 냄새. 신호등도 제대로 없는 도로와 매연을 가득 품으며 나란히 향하는 여러 교통수단들.

드디어 왔구나. 방콕. 싸왓디 캅~

 

지하철을 타고 룸비니 공원 쪽에 내려 택시를 타고 ibis 호텔로 향했다.

 

 

나름 호텔이 깔끔하고 넓었다.

티비를 켜니, 역시나 태국의 문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재미있었던 것은 태국이 불교 국가이다보니, 불교 관련 음악,강의,광고,코미디 등 연관된 내용이 많았다.

 

 

벌써, 날씨가 어둑해져, 바로 밖에 길거리 음식을 먹으러 나갔다. 처음 보는 음식과 길거리 사람들을 보다 보니, 느낌이 참 묘했다. 그리고 이질감이 느껴졌다. 이 사람과 말도 다르고, 외모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다는 것. 그런 선입견이 나와 이사람을 갈라놓는 장벽이라는 것.

 

 

첫 길거리 음식은 나름 먹을만 했다. 그런데 먹다 보니, 이상한 맛을 내는 채소가 있었는데, 헹주물 빤듯한 톡 쏘는 구역질 나는 그 유명한 '팍치'라는 것은 도저히 먹기가 힘들었다.

아 이럴 때는 이렇게 말해야 하는 건데 '마이 싸이 팍치'

 

 

다음날 아침, 화창한 하늘 아래 본격적으로 짐을 메고 출발했다. 역시나 도로엔 차가 많고, 신호등도 없어 길을 건너기가 참 dangerous했다.

 

 

무작정, 현지 사람들 가는 길 따라가다 보니, 이런 선착장이 보였다. 차오프라야 강이 길게 퍼진 방콕 시내는 이런 배가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이른 아침이다 보니,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방콕을 잘 돌아다니다보면, 저런 국왕 사진을 많이 볼 수 있게 된다. 국왕을 국민들이 상당히 신봉하는 나라이기에, 이런 장면도 이채롭다.

 

 

더운 날씨로 인해, 수상 가옥도 잘 발달이 되어 있다. 물은 더럽지만,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 곳. 나름 살만해보였다.

 

 

새벽 사원 왓와룬이라는 사원인데, 이 곳은 아쉽게도 들리지 못했다.

 

 

카오산 근처의 공원에 들어선 나는 어제 먹은 음식이 몸에 안맞는지 뭔가 이상한 배를 움켜잡고 서서히 여행을 시작하고자 했다.

오늘 여행의 모토는 무작정 도보 여행이었다. 국내 여행 시 자신있었기에 이번에도 나를 믿었다. 하지만, 나중엔.....

 

 

배낭여행자들의 거리. 카오산 로드. 이 곳을 들어서자마자 여러 인종의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고, 많은 상점이 늘어져 있다. 낮엔 한산하지만, 밤에는 골목마다 북적거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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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근방의 도로는 엄청 복잡하다. 평일 낮 한산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시끄러운 소음소리와 매연과 차들, 많은 외국인들, 게스트하우스 등등 우왕자왕 복잡한 곳이다.

 

 

웅장하고 분위기 있어보이는 여러 종류의 사원들. 방콕 내엔 수많은 사원들이 있다.

 

 

카오산 로드를 벗어나 동쪽으로 무작정 길을 걷다 보니, 높은 곳에 위치한 금색의 사원이 보였는데,

이 곳이 바로 Golden Mount 푸 카오 텅이라는 사원이었다.

 

 

정말 높아보였다. 많이 걸어온 터라, 다리가 많이 지쳤지만, 정상을 향해 걸었다.

 

 

사원 안으로 들어가자, 재미있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어떤 신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소원을 빌거나, 점괘를 보는 사람들이었다. 어려서부터 이런 문화에 습관이 배여있는 사람처럼 능숙하게 기도를 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불경 소리가 들리는 옥상으로 올라가자 커다란 golden mount 앞에 가족들이 절을 하고 기도하고 있었다.

가족의 평안을 비는 듯한 그들은 이런 신앙의 힘으로 여생을 살아가는 듯 하다.

 

 

정상에 오르면 이렇게 방콕 시내가 확 트인 전경을 볼 수 있다. 밤에 오면, 더 멋있을 것 같다. 시원한 바람에 이제껏 피로도 날아가는 듯 했다.

사원을 내려가 생수를 사 먹고, 다음 행선지를 향해 걸었다. 문제는 이 때부터였다. 무작정 길을 한참 걷다가 이 곳이 도대체 어디쯤인지 분간이 갈 수 없었다. 그러다가 커다란 다리를 건너고 계속 걷다가 알 수 없는 태국어와 시끄러운 도로 소리, 찌는 듯한 날씨가 나를 미치게 만들 즈음, 결국 택시를 타기로 했다.

 

역시나, 내가 예상했던 위치와는 정 반대였다. 방콕의 서부 끝자락으로 방콕을 떠나가던 중이었다;;

택시기사에게, 두씻 쪽으로 보내달라고 말을 했다.

 

 

택시에 내리니, 이런 라마 9세 동상이 있었다. 예전 태국 국왕이다.

 

 

두씻 궁전이라는 국왕이 사는 궁전인데, 주변이 상당히 넓고 깔끔해보였다. 하지만, 그닥 별로 볼만한 게 없었다.

그리고, 또 다시 그 근방으로 쭉 걷다 보니 많은 사람이 밀집된 골목이 있었다. 그 주변에는 경찰들이 둘러쌓여 있었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호기심에 그 곳을 들어가 봤다.

 

 

숨막힐정도로 찌는 듯한 날씨에 이런 텐트가 밀집해 자리잡혀 있었고, 주변에 있는 시민들은 함께 밥을 먹고 있었다.

태국어로 쓴 팻말이 이해는 안되었지만, 지나가다 사진을 보니, 예전 반정부 시위대가 남아있던 것이다.

위험한 곳이기도 해서, 어쩐지 외국인이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었다.

빠른 걸음으로 그 곳을 나왔다.

 

 

한편, 그 근방엔 승려가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앞으로 어떤 행사가 벌어지는 듯,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길을 더 가다보니 한 고등학교 주변에 학생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 때가 발렌타인 데이라, 귀여운 학생 커플들이 자주 보였는데 이렇게 남학생들이 누군가에게 줄 꽃을 사려는 풍경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초콜릿은 거의 본 적이 없었는데, 이 더운 지방에서는 빨리 녹아버리므로, 사랑 고백의 날쯤으로 여기는 듯 하다. 한 조그마한 남학생이 한 손에 꽃을 들고 싱글벙글 웃으며 어딘가로 향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부러웠다.

 

 

더운 날씨에 엄청 걷다보니 슬슬 지쳐갔다. 편의점에서 사먹은 요쿠르트, 콜라로 수분을 계속 공급해가면서 계속 걸었다. 여행은 이렇게 해야한다고 다짐하면서.

 

 

이 사원에도 들러보고 또, 길을 잃어 정처없이 걸었다. 시끄러운 소음과 매연이 나를 더욱 지치게 만들었고, 가끔씩 사먹는 열대과일이 나를 달래주었지만, 이 곳은 도보여행하기 힘든 곳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걷다보니, 결국 카오산 로드로 다시 왔다.

 

 

그래서, 그 근처에 있는 유명한 왓 프라깨우 사원에나 들릴 생각으로 그 곳을 향했다.

 

 

벌써, 해가 많이 내려앉은 시간이 되었고, 많이 지치다보니 사원을 봐도 별로 느낌이 없었다. 왜 저걸 보고 있나 싶을 정도로.

 

 

결국, 그 근처의 경치 좋은 선착장에 앉아 쉬었다. 난 이런 노을이 강물에 조금 드뉘어진 날씨를 매우 좋아한다. 이 것을 보고 있으면, 나와 이 세상이 평화로워 지는 것을 느낀다.

 

 

해와 사원, 강이 절묘하게 섞인 한 컷. 이 순간만큼은 혼자가 아닌 같이 저 풍경을 공유하고 싶다.

 

 

왓와룬 쪽으로 향했다. 너무 힘이 들어 톡톡 이라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택시를 타고 향했다. 지나가다가 대학교도 볼 수 있었는데, 이 곳 대학생들은 교복을 입는 점이 특이하다.

 

 

그 근처에서 전통 발 마사지를 받았다. 발이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마사지사는 한시간동안 피로를 풀어 주었다. 마사지 비용은 단 만원도 들지 않을 정도로 저렴하다. 이 때 아직 화폐개념이 정립이 되지 않아서 마사지사에게 팁으로 10밧을 줬는데, 한국 돈으로 400원도 안되는 돈을 준 것이다.

 

 

그렇게, 밤이 되어 배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페리가 참 운치 있다.

 

 

힘이 들었지만, 잠깐 그 유명한 팟퐁 거리를 가보고 싶은 생각에서 전철을 타고 들렀다. 사람이 완전 미어 터졌다. 팟퐁엔 야시장이 있었는데, 이 곳에서 feel이 꽃히는 선물을 사고 호텔로 들어 왔다.

 

 

다음날 아침, 호텔 근처에 있는 크넉 톤부리 역으로 향했다. 어제 고생을 많이 해서, 이번엔 쉽게 여행하려고, 시암 스케어 쪽으로 갈 생각이었다.

 

 

방콕은 오토바이가 참 많다.

 

 

시암 스퀘어. 한국의 명동 같은 곳으로, 커다란 최신식 건물이 들어서있는 곳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여러 옷과 물품을 보면서 어제의 피로를 달랬다. 가만보니 현지인들의 패션 감각도 뛰어나보였다. 이 곳 상당히 현대화가 되었구나.

 

 

푸드코트에서 맛있는 누들을 먹고, 맨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영화관 도착.

내가 선택한 영화는 'No String Attached' 애쉬튼 커쳐와 나탈리 포트만이 귀엽게 나오는 영화로 재미있었다.

영화관의 시설은 내가 지금껏 가본 영화관 중에 으뜸이었다. 정말 크고, 웅장한 사운드 효과에 가격도 저렴하고, 신선한 공기에 사람도 얼마 없는 이 곳. 아마, 이 곳에 살면 이 영화관에 자주 들릴 것 같다.

또한 영화가 시작하기전 의례가 있는데, 국왕 영상이 나오고, 그 때 모든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이것 또한 이채로운 문화이다.

 

 

그렇게 놀다가, 식료품 가게에서 여러 물건을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짐을 풀고, 다시 나갈 채비를 했다. 팟퐁에 다시 가보기 위해서.

이젠 전철 타는게 현지인 처럼 익숙해졌다.

현란한 전광판과 이곳 저곳에서 달려드는 삐끼들. 이 거리는 환락의 거리이다. 마약 같은 것을 파려는 사람, 좋은 여자 있다며 내 팔을 이끄는 사람, 이상한 문신 타이즈를 파는 사람 등. 신기한 장면이 많았다.

 

 

골목마다 특이한 바들이 많았다. 트렌스젠더 바, 게이 바 등. 이 골목을 혼자서 가로 질렀다. 어려보이는 태국 남자 여럿이 팬티하나 걸친채로 지나가는 사람에게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이 바엔 당연히 대부분 남자들이 많았고, 난 어느덧 발걸음을 빨리 해서 나갔다.

이 곳은 혼자 다니기엔 상당히 위험한 곳인 듯 하다. 신원 안전이 보장이 안되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곳으로, 그래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제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떠나야 한다. 호텔방은 이미 완전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이번엔 마분콩 센터. 한국의 동대문 시장 같은 곳이다.

이 곳에서 여러 옷들을 보며, 가족들의 선물을 사며,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점심에는 태국 유명한 음식인 똠양꿍을 먹었는데, 내 입맛에 너무 안맞았다.

 

 

지나가다가 여럿이서 소리치는 모습이 들려, 가보니, 상점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사람들. 이 곳도 우리와 별반 다른게 없군.

 

 

마지막으로 룸비니 공원에 들렸다. 찌는 듯한 더위에 옷이 땀에 흠뻑 젖었지만, 시끄러운 도시 사이로 이런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 있어서 좋았다. 특히, 공원을 매우 좋아하는 나로서는. 절묘하게 새가 날아드는 장면 한 컷.

 

 

이거 개판이군.

아무래도 개님들이 수행중이신것 같다.

 

방콕에는 더운 날씨인지 이곳의 문화가 달라서인지, 개들이 우리나라의 개들과 다른 점이 많다. 이렇게 드러눕는 개들이 무척이나 많고, 짖지도 않는다. 개가 짖는 소리를 한번도 들은 적이 없다.

 

 

잔잔한 호수를 보며, 지난 방콕 여행을 되새겨보고, 나자신을 바라봤다. 새로운 땅에서 많은 새로운 경험을 한 나의 모습.

이 곳에 나는 혼자 있었다. 내가 이 곳에 있다는 존재를 아는 사람도 떠올려 보고, 외로움을 달래줄 누군가도 떠올려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다시, 호텔로 돌아가 짐을 싸들고 호텔로 향하려던 참. 한국인으로 보이는 여성 두명이 내게 찾아와, 공항 갈꺼면 같이 택시타고 가자고 했다. 나는 오케이하여,  시속 140km의 총알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여유롭게 공항에 있으려고 일찍 서둘러 간거였지만, 한국은 여전히 추우니깐 두툼한 바지로 갈아입고,

내 외투는.... 아뿔싸!! 놓고 왔다.!!

시간은 7시 11쯤 수속을 밟으니깐 시간은 충분했다. 다시 짐을 끌고, 공항철도를 타고, 시내로 들어갔다. 마카산 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들어가려는 참. 엄청난 traffic jam에 시간은 더뎌졌고, 방콕엔 ibis 호텔이 몇개나 있는지 택시 기사는 그 호텔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결국, 방콕에 있는 3개의 ibis 호텔을 거쳐 가까스로 내가 묵었던 호텔에 도착. 기사에겐 700밧(약 27000원)정도를 지불했고, 내 외투와 셔츠를 돌려받았다.

아까와 똑같은 상황. 이번에 한국인 남자 두명이 공항으로 가려 하길래, 이 사람들에게 같이 택시 잡고 가자고 해서, 다시 아까와 똑같이 공항으로 향했다. 그래도, 이 형들을 만난게 다행이었는지, 수속을 기다리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결국은 저녁도 같이 먹고, 남아있는 잔돈 서로 다털어서, 공항 내부에서 엄청 비싼 맥주 한캔씩 들었다.

 

그렇게, 새벽에 공항을 떠나 한국으로. 아듀~ Bangkok.

 

 

떠나기전 마지막 한 컷. 옆분은 방금 말한 형님.

 

 

새로운 이국 땅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새로운 음식을 먹으며, 많은 경험을 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어떤 것을 '안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 같다. 다른 문화와 다른 언어로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지인 보다, 같은 한국인 혹은 같은 목적으로 여행을 하고 있는 배낭여행객에 자연스레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 나의 모습이 그걸 말해주는 듯 하다. 수백년 동안 고유한 문화와 사회를 만들어 온 태국과 그 안에 물들여져 사는 각양각색의 사람들. 그들은 무엇을 위해 살까? 무슨 즐거움으로 살아 갈까? 발렌타인 데이에 수줍은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꽃을 한아름 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우리와 그리 낯설지 않으면서도, 자신과 가족의 안전과 평안을 위해 신에게 기도하는, 국왕을 숭배하는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난 그토록 신기해보였을까. 분명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뿐더러, 오히려 나를 신기하게 생각했을지 모르면서도.
 

여행은 그런 의문의 즐거움의 연속이다. '너와 나는 다르다'라는 전제하에 그래도 '너를 알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방콕의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녔으니.

아쉽게도 방콕을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런 설레임으로 나중에 다시 이 곳을 들릴 여지를 남겨둔채.

또한, 그 누군가에 대한 설레임을 남겨두고, 나의 마음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지금 이 순간처럼.

 


Posted by Ssir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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