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8~3.4)


DNX와 Hubba와 관련한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에 대한 글은 미디엄에 기고하였다. 이를 제외한 사진 위주로 나열하고자 한다.



새벽 세시에도 줄지어 있는 택시들.

다음날 아침, 근처 기차역을 향해 이동.

갑판이 없어서 승객들이 승차하기 힘들어보였던 로컬 기차. 종착역까지 단돈 150원.


3일 묵었던 platinum house 호텔.


4g를 광고하는 통신 업체들이 무척 많다.

다시 찾은 siam 영화관.

Siam center 근처에서는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소셜 벤처를 위한 코워킹스페이스 인 ma:D


신호등을 대기하고 있는 오토바이들의 압박감. 여기는 다시 방콕!


Posted by Elegant Universe
 

(2.13~2.17)

 

정말 오랜만의 해외여행이다. 행선지는 태국 방콕.

이 곳을 선택한 이유는 우선 따뜻하고, 짧은 기간안에 다녀올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망한 프로젝트. 나를 오해하는 사람들. 지루한 회사 생활을 벗어나, 저 어딘가로 떠나면, 그 시간만큼은 새롭고 즐겁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바쁘다보니, 짐과 여행가이드를 전날 부랴부랴 꾸리고, 의외로 마음도 평탄하고 고요했다.

생각해보니 이 여행 전날로 돌이켜보니 재미있는 것이 있다.

난 아침 일찍 떠나야함에도 누군가와 밤늦게 까지 대화하고 있었다. 무엇을 그리 대화하고 싶었을까. 아마도, 앞으로 4일간 혼자 이국땅을 떠돌게 될 외로움을 미리 풀려는 것이 아닐까. 오히려 독이 됬다. 여행 내내 그 누군가가 생각이 났으니.

 

잠을 많이 못잔 채로 허겁지겁 일어나, 짐을 메고 아버지 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괜시리 미안했다. 살림에 바빠 제대로 된 여행도 못하셨던 어머니도 공항의 비행기를 보며 그 설레임을 대신하려는 생각에서 같이 공항으로 향하는 내내 저 멀리서 떠오르는 해가 상당히 애틋해보였다.

 

 

수속을 끝내고, 안으로 들어가 커다란 비행기를 보는 순간, 여행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렇게 비행기를 타고 방콕으로 가는 5시간 내내 못다한 잠을 잤다.

 

방콕 시간 2시간 반 경 도착.

방콕은 우리나라 시간 보다 2시간 느리다.

내리자마자 뜨거운 온기에 정신이 확 들었다.

섭씨 30도 정도 되보이는 날씨에 각양 각지에서 모인 여러 외국인들이 여권 수속을 받으려고 줄 서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방콕 시내. 난 이 시내로 가야 했기에, 뭣도 모르고 공항 철도를 타고 갔다.

나름, 외국인 들을 배려한 시스템 덕분에 시내를 이동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커다란 짐을 앞에 두고 따뜻한 햇살이 비춰지는 여러 새로운 느낌의 건물을 차창 밖으로 지켜다 보니 기분이 참 묘했다.

 

 

새로운 이국땅을 밟았을 때의 그 설레임, 두려움 모든 감정이 나를 짓눌렀다. 그렇게 깨달았다. 나는 약한 존재라고.

 

철도 밖으로 빠져나와 나를 자극했던 것은 방콕의 공기 냄새였다. 그리 좋다고 느낄 수 없는 탁하면서도 찌는 듯한 냄새. 신호등도 제대로 없는 도로와 매연을 가득 품으며 나란히 향하는 여러 교통수단들.

드디어 왔구나. 방콕. 싸왓디 캅~

 

지하철을 타고 룸비니 공원 쪽에 내려 택시를 타고 ibis 호텔로 향했다.

 

 

나름 호텔이 깔끔하고 넓었다.

티비를 켜니, 역시나 태국의 문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재미있었던 것은 태국이 불교 국가이다보니, 불교 관련 음악,강의,광고,코미디 등 연관된 내용이 많았다.

 

 

벌써, 날씨가 어둑해져, 바로 밖에 길거리 음식을 먹으러 나갔다. 처음 보는 음식과 길거리 사람들을 보다 보니, 느낌이 참 묘했다. 그리고 이질감이 느껴졌다. 이 사람과 말도 다르고, 외모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다는 것. 그런 선입견이 나와 이사람을 갈라놓는 장벽이라는 것.

 

 

첫 길거리 음식은 나름 먹을만 했다. 그런데 먹다 보니, 이상한 맛을 내는 채소가 있었는데, 헹주물 빤듯한 톡 쏘는 구역질 나는 그 유명한 '팍치'라는 것은 도저히 먹기가 힘들었다.

아 이럴 때는 이렇게 말해야 하는 건데 '마이 싸이 팍치'

 

 

다음날 아침, 화창한 하늘 아래 본격적으로 짐을 메고 출발했다. 역시나 도로엔 차가 많고, 신호등도 없어 길을 건너기가 참 dangerous했다.

 

 

무작정, 현지 사람들 가는 길 따라가다 보니, 이런 선착장이 보였다. 차오프라야 강이 길게 퍼진 방콕 시내는 이런 배가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이른 아침이다 보니,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방콕을 잘 돌아다니다보면, 저런 국왕 사진을 많이 볼 수 있게 된다. 국왕을 국민들이 상당히 신봉하는 나라이기에, 이런 장면도 이채롭다.

 

 

더운 날씨로 인해, 수상 가옥도 잘 발달이 되어 있다. 물은 더럽지만,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 곳. 나름 살만해보였다.

 

 

새벽 사원 왓와룬이라는 사원인데, 이 곳은 아쉽게도 들리지 못했다.

 

 

카오산 근처의 공원에 들어선 나는 어제 먹은 음식이 몸에 안맞는지 뭔가 이상한 배를 움켜잡고 서서히 여행을 시작하고자 했다.

오늘 여행의 모토는 무작정 도보 여행이었다. 국내 여행 시 자신있었기에 이번에도 나를 믿었다. 하지만, 나중엔.....

 

 

배낭여행자들의 거리. 카오산 로드. 이 곳을 들어서자마자 여러 인종의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고, 많은 상점이 늘어져 있다. 낮엔 한산하지만, 밤에는 골목마다 북적거린다고 한다.

 

 

이 근방의 도로는 엄청 복잡하다. 평일 낮 한산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시끄러운 소음소리와 매연과 차들, 많은 외국인들, 게스트하우스 등등 우왕자왕 복잡한 곳이다.

 

 

웅장하고 분위기 있어보이는 여러 종류의 사원들. 방콕 내엔 수많은 사원들이 있다.

 

 

카오산 로드를 벗어나 동쪽으로 무작정 길을 걷다 보니, 높은 곳에 위치한 금색의 사원이 보였는데,

이 곳이 바로 Golden Mount 푸 카오 텅이라는 사원이었다.

 

 

정말 높아보였다. 많이 걸어온 터라, 다리가 많이 지쳤지만, 정상을 향해 걸었다.

 

 

사원 안으로 들어가자, 재미있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어떤 신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소원을 빌거나, 점괘를 보는 사람들이었다. 어려서부터 이런 문화에 습관이 배여있는 사람처럼 능숙하게 기도를 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불경 소리가 들리는 옥상으로 올라가자 커다란 golden mount 앞에 가족들이 절을 하고 기도하고 있었다.

가족의 평안을 비는 듯한 그들은 이런 신앙의 힘으로 여생을 살아가는 듯 하다.

 

 

정상에 오르면 이렇게 방콕 시내가 확 트인 전경을 볼 수 있다. 밤에 오면, 더 멋있을 것 같다. 시원한 바람에 이제껏 피로도 날아가는 듯 했다.

사원을 내려가 생수를 사 먹고, 다음 행선지를 향해 걸었다. 문제는 이 때부터였다. 무작정 길을 한참 걷다가 이 곳이 도대체 어디쯤인지 분간이 갈 수 없었다. 그러다가 커다란 다리를 건너고 계속 걷다가 알 수 없는 태국어와 시끄러운 도로 소리, 찌는 듯한 날씨가 나를 미치게 만들 즈음, 결국 택시를 타기로 했다.

 

역시나, 내가 예상했던 위치와는 정 반대였다. 방콕의 서부 끝자락으로 방콕을 떠나가던 중이었다;;

택시기사에게, 두씻 쪽으로 보내달라고 말을 했다.

 

 

택시에 내리니, 이런 라마 9세 동상이 있었다. 예전 태국 국왕이다.

 

 

두씻 궁전이라는 국왕이 사는 궁전인데, 주변이 상당히 넓고 깔끔해보였다. 하지만, 그닥 별로 볼만한 게 없었다.

그리고, 또 다시 그 근방으로 쭉 걷다 보니 많은 사람이 밀집된 골목이 있었다. 그 주변에는 경찰들이 둘러쌓여 있었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호기심에 그 곳을 들어가 봤다.

 

 

숨막힐정도로 찌는 듯한 날씨에 이런 텐트가 밀집해 자리잡혀 있었고, 주변에 있는 시민들은 함께 밥을 먹고 있었다.

태국어로 쓴 팻말이 이해는 안되었지만, 지나가다 사진을 보니, 예전 반정부 시위대가 남아있던 것이다.

위험한 곳이기도 해서, 어쩐지 외국인이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었다.

빠른 걸음으로 그 곳을 나왔다.

 

 

한편, 그 근방엔 승려가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앞으로 어떤 행사가 벌어지는 듯,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길을 더 가다보니 한 고등학교 주변에 학생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 때가 발렌타인 데이라, 귀여운 학생 커플들이 자주 보였는데 이렇게 남학생들이 누군가에게 줄 꽃을 사려는 풍경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초콜릿은 거의 본 적이 없었는데, 이 더운 지방에서는 빨리 녹아버리므로, 사랑 고백의 날쯤으로 여기는 듯 하다. 한 조그마한 남학생이 한 손에 꽃을 들고 싱글벙글 웃으며 어딘가로 향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부러웠다.

 

 

더운 날씨에 엄청 걷다보니 슬슬 지쳐갔다. 편의점에서 사먹은 요쿠르트, 콜라로 수분을 계속 공급해가면서 계속 걸었다. 여행은 이렇게 해야한다고 다짐하면서.

 

 

이 사원에도 들러보고 또, 길을 잃어 정처없이 걸었다. 시끄러운 소음과 매연이 나를 더욱 지치게 만들었고, 가끔씩 사먹는 열대과일이 나를 달래주었지만, 이 곳은 도보여행하기 힘든 곳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걷다보니, 결국 카오산 로드로 다시 왔다.

 

 

그래서, 그 근처에 있는 유명한 왓 프라깨우 사원에나 들릴 생각으로 그 곳을 향했다.

 

 

벌써, 해가 많이 내려앉은 시간이 되었고, 많이 지치다보니 사원을 봐도 별로 느낌이 없었다. 왜 저걸 보고 있나 싶을 정도로.

 

 

결국, 그 근처의 경치 좋은 선착장에 앉아 쉬었다. 난 이런 노을이 강물에 조금 드뉘어진 날씨를 매우 좋아한다. 이 것을 보고 있으면, 나와 이 세상이 평화로워 지는 것을 느낀다.

 

 

해와 사원, 강이 절묘하게 섞인 한 컷. 이 순간만큼은 혼자가 아닌 같이 저 풍경을 공유하고 싶다.

 

 

왓와룬 쪽으로 향했다. 너무 힘이 들어 톡톡 이라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택시를 타고 향했다. 지나가다가 대학교도 볼 수 있었는데, 이 곳 대학생들은 교복을 입는 점이 특이하다.

 

 

그 근처에서 전통 발 마사지를 받았다. 발이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마사지사는 한시간동안 피로를 풀어 주었다. 마사지 비용은 단 만원도 들지 않을 정도로 저렴하다. 이 때 아직 화폐개념이 정립이 되지 않아서 마사지사에게 팁으로 10밧을 줬는데, 한국 돈으로 400원도 안되는 돈을 준 것이다.

 

 

그렇게, 밤이 되어 배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페리가 참 운치 있다.

 

 

힘이 들었지만, 잠깐 그 유명한 팟퐁 거리를 가보고 싶은 생각에서 전철을 타고 들렀다. 사람이 완전 미어 터졌다. 팟퐁엔 야시장이 있었는데, 이 곳에서 feel이 꽃히는 선물을 사고 호텔로 들어 왔다.

 

 

다음날 아침, 호텔 근처에 있는 크넉 톤부리 역으로 향했다. 어제 고생을 많이 해서, 이번엔 쉽게 여행하려고, 시암 스케어 쪽으로 갈 생각이었다.

 

 

방콕은 오토바이가 참 많다.

 

 

시암 스퀘어. 한국의 명동 같은 곳으로, 커다란 최신식 건물이 들어서있는 곳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여러 옷과 물품을 보면서 어제의 피로를 달랬다. 가만보니 현지인들의 패션 감각도 뛰어나보였다. 이 곳 상당히 현대화가 되었구나.

 

 

푸드코트에서 맛있는 누들을 먹고, 맨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영화관 도착.

내가 선택한 영화는 'No String Attached' 애쉬튼 커쳐와 나탈리 포트만이 귀엽게 나오는 영화로 재미있었다.

영화관의 시설은 내가 지금껏 가본 영화관 중에 으뜸이었다. 정말 크고, 웅장한 사운드 효과에 가격도 저렴하고, 신선한 공기에 사람도 얼마 없는 이 곳. 아마, 이 곳에 살면 이 영화관에 자주 들릴 것 같다.

또한 영화가 시작하기전 의례가 있는데, 국왕 영상이 나오고, 그 때 모든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이것 또한 이채로운 문화이다.

 

 

그렇게 놀다가, 식료품 가게에서 여러 물건을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짐을 풀고, 다시 나갈 채비를 했다. 팟퐁에 다시 가보기 위해서.

이젠 전철 타는게 현지인 처럼 익숙해졌다.

현란한 전광판과 이곳 저곳에서 달려드는 삐끼들. 이 거리는 환락의 거리이다. 마약 같은 것을 파려는 사람, 좋은 여자 있다며 내 팔을 이끄는 사람, 이상한 문신 타이즈를 파는 사람 등. 신기한 장면이 많았다.

 

 

골목마다 특이한 바들이 많았다. 트렌스젠더 바, 게이 바 등. 이 골목을 혼자서 가로 질렀다. 어려보이는 태국 남자 여럿이 팬티하나 걸친채로 지나가는 사람에게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이 바엔 당연히 대부분 남자들이 많았고, 난 어느덧 발걸음을 빨리 해서 나갔다.

이 곳은 혼자 다니기엔 상당히 위험한 곳인 듯 하다. 신원 안전이 보장이 안되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곳으로, 그래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제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떠나야 한다. 호텔방은 이미 완전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이번엔 마분콩 센터. 한국의 동대문 시장 같은 곳이다.

이 곳에서 여러 옷들을 보며, 가족들의 선물을 사며,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점심에는 태국 유명한 음식인 똠양꿍을 먹었는데, 내 입맛에 너무 안맞았다.

 

 

지나가다가 여럿이서 소리치는 모습이 들려, 가보니, 상점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사람들. 이 곳도 우리와 별반 다른게 없군.

 

 

마지막으로 룸비니 공원에 들렸다. 찌는 듯한 더위에 옷이 땀에 흠뻑 젖었지만, 시끄러운 도시 사이로 이런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 있어서 좋았다. 특히, 공원을 매우 좋아하는 나로서는. 절묘하게 새가 날아드는 장면 한 컷.

 

 

이거 개판이군.

아무래도 개님들이 수행중이신것 같다.

 

방콕에는 더운 날씨인지 이곳의 문화가 달라서인지, 개들이 우리나라의 개들과 다른 점이 많다. 이렇게 드러눕는 개들이 무척이나 많고, 짖지도 않는다. 개가 짖는 소리를 한번도 들은 적이 없다.

 

 

잔잔한 호수를 보며, 지난 방콕 여행을 되새겨보고, 나자신을 바라봤다. 새로운 땅에서 많은 새로운 경험을 한 나의 모습.

이 곳에 나는 혼자 있었다. 내가 이 곳에 있다는 존재를 아는 사람도 떠올려 보고, 외로움을 달래줄 누군가도 떠올려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다시, 호텔로 돌아가 짐을 싸들고 호텔로 향하려던 참. 한국인으로 보이는 여성 두명이 내게 찾아와, 공항 갈꺼면 같이 택시타고 가자고 했다. 나는 오케이하여,  시속 140km의 총알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여유롭게 공항에 있으려고 일찍 서둘러 간거였지만, 한국은 여전히 추우니깐 두툼한 바지로 갈아입고,

내 외투는.... 아뿔싸!! 놓고 왔다.!!

시간은 7시 11쯤 수속을 밟으니깐 시간은 충분했다. 다시 짐을 끌고, 공항철도를 타고, 시내로 들어갔다. 마카산 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들어가려는 참. 엄청난 traffic jam에 시간은 더뎌졌고, 방콕엔 ibis 호텔이 몇개나 있는지 택시 기사는 그 호텔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결국, 방콕에 있는 3개의 ibis 호텔을 거쳐 가까스로 내가 묵었던 호텔에 도착. 기사에겐 700밧(약 27000원)정도를 지불했고, 내 외투와 셔츠를 돌려받았다.

아까와 똑같은 상황. 이번에 한국인 남자 두명이 공항으로 가려 하길래, 이 사람들에게 같이 택시 잡고 가자고 해서, 다시 아까와 똑같이 공항으로 향했다. 그래도, 이 형들을 만난게 다행이었는지, 수속을 기다리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결국은 저녁도 같이 먹고, 남아있는 잔돈 서로 다털어서, 공항 내부에서 엄청 비싼 맥주 한캔씩 들었다.

 

그렇게, 새벽에 공항을 떠나 한국으로. 아듀~ Bangkok.

 

 

떠나기전 마지막 한 컷. 옆분은 방금 말한 형님.

 

 

새로운 이국 땅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새로운 음식을 먹으며, 많은 경험을 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어떤 것을 '안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 같다. 다른 문화와 다른 언어로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지인 보다, 같은 한국인 혹은 같은 목적으로 여행을 하고 있는 배낭여행객에 자연스레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 나의 모습이 그걸 말해주는 듯 하다. 수백년 동안 고유한 문화와 사회를 만들어 온 태국과 그 안에 물들여져 사는 각양각색의 사람들. 그들은 무엇을 위해 살까? 무슨 즐거움으로 살아 갈까? 발렌타인 데이에 수줍은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꽃을 한아름 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우리와 그리 낯설지 않으면서도, 자신과 가족의 안전과 평안을 위해 신에게 기도하는, 국왕을 숭배하는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난 그토록 신기해보였을까. 분명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뿐더러, 오히려 나를 신기하게 생각했을지 모르면서도.
 

여행은 그런 의문의 즐거움의 연속이다. '너와 나는 다르다'라는 전제하에 그래도 '너를 알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방콕의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녔으니.

아쉽게도 방콕을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런 설레임으로 나중에 다시 이 곳을 들릴 여지를 남겨둔채.

또한, 그 누군가에 대한 설레임을 남겨두고, 나의 마음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지금 이 순간처럼.

 


Posted by Elegant Universe

카테고리

전체 (118)
Programming (15)
Digital Nomad (2)
Projects (7)
Sound (14)
Travel (69)
Think (9)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달력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