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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22 JIMFA - 제천 영화 음악 아카데미 ( 2011.08.11 ~ 08.17 )


올해까지 7회를 맞고 있는 제천 국제 음악 영화제 ( http://www.jimff.org/ ) 에서는 제천 영화 음악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영화음악가 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일주일 동안 강의와 실습을 통해 영화 음악과 음악 감독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와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나는 이번 제천 영화 음악 아카데미 6기로 참여를 하게 되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갈 정도로 재미있고 유익한 경험을 하게 된 것 같다. 그 경험 중에서는 실무에서 직접 뛰고 있는 영화 음악가들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직접 대면하지 않고서는 들을 수 없을 만한, 현재 영화 음악계에 대한 이야기부터 음악을 제작하는 과정과 방식, 전체적인 영화음악가로 나아가야할 현실적인 방안 등 많은 것들을 듣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

이 캠프에서 내내 떠올랐던 질문은, 이 영화음악가로 가는 과정이 작곡과 기반의 음악적인 배경이 있는 사람이 아닌, 다른 비전공자가 접근하기에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것이다. 어쩌면, 이 쪽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고 있기 때문에, 막연하게 나만의 방식으로 접근하기엔 위험 요소가 큰 것이 사실이다. 결국은 이러한 현재의 상황들을 직접 들어보고 경험해보고 싶은 것이 이 캠프 과정에 있어서의 큰 목표였는데, 나는 이 곳에서 이 목표를 넘어서는 커다란 숙제와 큰 시각과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분명한 것은, 이 영화음악가로 가는 길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이다. 여러 음악 감독을 만나면서, 다양한 배경과 동기를 가지고 영화음악에 대해 상이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았다. 순수하게 작곡과 출신으로 음악적인 배경을 충실히 쌓으신 분들과 밴드 활동을 하다가 우연히 영화음악의 매력에 빠지시게 된 분들까지, 이 영화음악에 대한 철학과 작업 방식들이 모두 달랐고, 아무것도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이 곳에서 보고 느꼈던 주요 토픽을 꺼내보자면 이렇다.

[1일차] 심현정 감독님의 '영상과 음악' 수업은 초기의 무성 영화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영상과 음악이 어떤 상호작용을 가지고 발달해왔는지 전반적인 역사에 대해서 설명했다. 음악이 영상에 들어 있고, 없고의 차이에 따라 어떤 느낌을 갖게 되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실, 100년도 안되는 짧은 영화음악사에 이만큼의 큰 발전을 이룬 것에 대하여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자리잡게 될 것인지 기대되기도 하였다.

밤에는 어느 영화음악가분들과 같이 술을 마시며, 영화음악계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많이 듣고, 궁금한 점들을 많이 질문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작곡을 위한 음악전공적인 지식이 필요하지만, 필수는 아니라는 것. 아직, 이 한국 영화음악계가 다른 외국에 비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점. 처음부터 제대로 뛰어들기 위해서는 배고픔을 감수해야 하는것. 해마다 나오는 많은 영화 편수에 음악을 맡는 신인 영화음악가들이 대다수 이지만, 끝까지 살아 남는 것은 소수인점. 등등.

[2일차] '과속스캔들' '써니'를 만든 강형철 감독이 강의를 했는데,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특히, 자신이 만드는 영화에서 음악이 담당하는 컨셉과 스타일에 대해서 설명을 했는데, 라디오와 같은 음악의 근원적인 도구를 비추는 것을 좋아하고 장면마다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잘 살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사실, 이 감독의 영화를 보면, 무척이나 세련된 느낌을 많이 받는데 이는 음악감독과 함께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며 작업을 잘한 경우이다. 이 강의가 끝나고, 질문을 했었는데, 이 질문이 많이 셌었나보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영화 '써니'를 두고, 개인적으로 멜로디컬한 음악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중반부 이후에는 점차적으로 유치하고 몰입도가 떨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서, 이 음악을 적게 쓸 수 없었는지 물어보았지만, 작품에 대해 감정적으로 모독하는 식으로 들렸나 보다. 예술가의 가치관을 건드는 민감한 문제인것인지, 오직 한국에서의 문화가 이런 질문을 통용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인지 의문을 품게할 대목이었다.

두번째, 한재권 감독님이 자신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영화 감독이 가지고 있어야할 중요한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다. 영화음악의 정체성은 1)객관성, 보편성 2)Imagination 이라는 두가지로 축약된다고 파악한 점이다.
밤에 청풍유원지로 가서 관람한 '시네마 콘서트'도 기억에 남는데, 일본의 40,50년대 무성영화를 보고 즉흥적으로 연주자가 일본 전통 악기를 가지고 연주하는 '프리뮤직'과 같은 형태였다. 영화도 재미있었거니와, 그날 비가 엄청나게 쏟아져서, 비를 흠뻑 맞으며 흑백 영화를 보는 느낌이 무척이나 새로운 경험이었다.

[3일차] 김준성 감독님은 자신이 만든 음악이 해당 영화에 어떤 느낌을 자아내는지 직접 영화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설명하였다. 특히, 작곡에 있어서 미니멀리즘 적인 특징이 어떤 식으로 진행하면 좋을 지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준 점이 좋았다.

그 다음, 페이만 아즈다니안 감독님은 이란 출신으로서, 해외에 굵직한 영화 음악을 담당했는데, 그 분이 작업한 것들을 보면서, 영화음악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 그가 강조한 것은 영화음악을 작업하기 앞서서 마음을 비우고, 해당 영화를 수십번 보면서 탐구를 하고, 일상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리듬들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또한, 해외 감독들과 같이 작업하는 만큼, 같은 인간으로서 본질적인 감성을 같기 때문에, 자신의 감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만약 역사적인 부분에 대한 작업이 있다면, 그에 대한 지식을 미리 탐구함으로써, 그 분위기를 익힐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영화 상에서 들리는 효과음과 긴밀하게 연계하고, 무음이 들어가야할 호흡도 치밀하게 구성하는 점, 자신의 가치관이 들어갈 수 있는 영화만 작업하는 것이 그 영화 감독의 특징이었다.

[4일차] 김준석 음악 감독님은 한국영화음악의 실제로 진행되는 제작과정에 대해서 강의하였는데, 실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제작과정에 대해서 간단하게 나열해보자면,

1. 음악 제작 의뢰

1) 영화사를 통한 contact
2) 시나리오
3) 감독 및 프로듀서 meet
4) 작품 결정
5) 제작비 책정 및 계약   

2. Pre-Production

1) 감독과 미팅 (영화 전반적인 이야기, 음악,영화 방향, 영화와 관객간의 거리,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제일 중요!))
2) 1차 뮤직 큐시트 작업 및 샘플링, 기타자료 수집(유사 DVD)
3) 음악영화의 경우, 배우들 악기/노래 지도 

3. Production

1) 1차 작곡 및 감독 미팅
2) 촬영장 방문 및 가편집본 보기
3) 주요 테마 음악 작곡 
4) 선곡 작업 - 저작권 승인 

4. Post-Production

1) 최종 편집본 보기
2) 최종 Music Cue Sheet 수정 (with 감독)
3) 편곡 작업
4) 저작권 해결 (선곡에 관한)
5) O.S.T 작업 등. 

감독님은 전문 적인 음악 작곡 전공 출신이 아닌 밴드 출신으로서, 자신의 역할과 한계를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자신을 음악인 보다는 영화인으로 더 생각하고 있었고, 촬영장도 자주 방문하고, 스탭이나 감독과 친분을 많이 쌓아서, 사람간의 네트워크와 그 배경과 느낌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였다. 또,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슈퍼맨 같이 음악과 관련해 많은 부분에 있어서 업무를 진행하는 편이 많다고 한다. 그가 또한 강조하기를, 연주자들과 같이 녹음할 수 있는 기회를 꼭 가져보라는 것과,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행동하라는 것. 외국에서 녹음 해보는 경험도 중요하다는 것을 들었다.

다음 강의자, 미하엘 슈타우다허 감독님이 강의한 것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Main Theme이 2개 정도 준비가 되어있으면 매우 좋을 것이라는 것. 예술과 기능 사이의 개인적인 만족도에 따른 밸런스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 여러 각도로 영화를 보는게 중요하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그 다음 강의자는 최태영 음향감독님이 '사운드 믹싱'을 주제로 강의하였는데, 전문적이고 고급적인 내용이 많아 무척 재미있는 강의였다. 그가 생각하기에 멜로 영화가 사운드 디자인이 가장 어려운 장르라고 한다. 그것은 감정 굴곡의 표현이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가 위치하는 업무는 translator로서, 소리의 주관적인 부분을 객관적으로 변화시키는데 의의가 있다고 보았다. 사실, 음향 감독의 권한에 대해서 궁금한 부분이 많았는데, 음악 감독과 같이 영화 상의 소리 부분을 상의 하고 토론하면서, 최종적으로 영화 감독에게 그 결정권을 넘겨준다고 한다. 이 감독님은 여러 믹싱, 음향 관련 스텝들의 대표로서, 최종적으로 소리를 책임지고 다른 감독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위치라고 하였다. 그가 강조하기를 스피커의 중요성을 들었다. 스피커는 되도록 우퍼 12inch 사이즈 이상의 스튜디오 라지 형태의 모니터 스피커를 사용하는 것이 작업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보았고, 음악가들이 만들어낸 최종본을 사운드 디자인 감독이 최종적으로 믹싱하여 만지는 과정이라고 설명하였다. 개인적으로 세팅하는 AUX는 1~4까지 Reverb Effect(Lexicon 300L, AMS RMX16, EMT245, T.C FireWorX)를 이용하고, 플러그인 중에서는 알티벌브라는 reverb effector가 좋다고 추천해 주었다. 그리고, 모든 사운드 이펙트와 음악은 레이어를 쌓지 않고서는 풍성한 소리를 만들기 어렵다고 하였다. 개인적으로 스튜디오를 만들면 어느 정도 비용이 드냐고 물어보았는데, 대충 (2~3억) 정도면 가능하다고 답변하였다.

[5일차] 방준석 음악 감독은 어쩌면, 나와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듯해서, 무척 관심이 쏠리는 감독님이었다. 그분 역시, 밴드 출신으로서, 자신만의 실험적이고 자기가 하고 싶은 작업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았는데, 그가 제시한 음악의 중요 요소는 Texture로서, 개인의 색깔이 들어간 자신의 안목이 영화 음악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보았다. 상투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한 음악은 재미없기 때문에, 그것에 벗어난 음악을 자주 하려고 노력하고 그것이 중요하다고 여러 영화 음악을 소개하며 설명하였다. 최종적으로, 나는 그런 나만의 음악적인 색깔과 작곡적인 지식의 기반을 병행하여 나아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강의였다.

김홍집 감독님은 '사운드와 음악'강의에서, 사운드가 영화에서 차지해야할 위치에 대해 영화를 소개하며 역설하였는데, 특히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영화의 첫장면에서, 기차가 지나가고, 아기가 우는 소리를 적재적소에 집어넣어 어떤 공감각적 분위기를 자아내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강조하기를, 사운드와 음악이 서로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6~7일차] 캠프 기간동안 조별 활동으로 단편영화의 음악을 담당했었는데, 우리 조는 해당 영화 감독이 원하는 요소를 파악하다 보니 절제를 핵심 요소로 하여 진행하기로 하였다. 영화에서 들어갈 spotting 위치를 계획하고 앰비언스와 엔딩 음악을 역할을 나눠 작업을 했고, 완성본을 사운드 디자이너에게 넘겨 최종적으로 각각 악기 트랙에 공감각적인 위치를 조절하여, 믹싱을 하고, 음압을 높여 마스터링하는 식으로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우리 조와 똑같은 영화를 담당하는 조가 2조가 더 있었는데, 마지막 작품 상영회 때, 흥미로웠던 것은 같은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이 다름에 따라 새로운 느낌을 갖게 된다는 것이었다. 적당히 음악을 쓴 조, 거의 음악을 쓰지 않은 조, 영화 내내 음악이 흐르는 조 등, 제각각이었다. 우리 조는 거의 음악을 쓰지 않았는데, 이것이 제대로 표현이 안된 나머지, 음악 감독님도 당황할 정도로 실망스러운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그래도, 일주일 간 흥미롭고 재미있는 경험이 되어서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음악적인 지식과 경험은 분명 큰 재산이 되리라 보았다. 어쩌면, 음악학 적으로 제대로 공부할 기회가 없었기에, 이러한 방식으로 접근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전략과 방식은 영화 음악에 분명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스타일과 색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물리학, 프로그래밍 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내가 관심있고 표현하고 싶은 영화 음악을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이 영화음악 분야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 우선, 내가 도전해 볼 비즈니스에 집중을 하고, 점차적으로 음악적인 지식과 단편영화음악 제작을 경험하면서, 나만의 색깔과 실력을 쌓아서, 제대로 진출해볼 계획이다. 내가 이 곳에서 또한 배운 것이 있다면, 이제는 단순한 경험만을 쌓을 때가 아닌, 무언가를 확실하게 제대로 해 볼 시기라는 것이다.
나의 모든 열정과 노력을 다 바쳐서, 내가 만족할 만한 무언가를 이룩할 때라는 것.

Posted by Ssir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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