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21~04.23)


시간이 정처없이 흘렀다. 어떠한 스스로의 여유도 언제올지 모를 다음으로 넘겨버린채. 

결국. 나의 행복을 위한, 나의 아름다운 인생을 위함을 알면서도, 

더 행복해지기 위해 지금 이 순간의 무심함을 인정하는 나를 이해하기엔, 주기적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이 필요했다.

그리고 인정할거 인정하자. 언제부턴가 내 일상 무척 무료하고, 지루하고 그에 맞춰 나도 재미없어졌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소중한 꿈때문에. 이제까지 나를 일으켜세웠던 그 망할 꿈때문에.


외로웠다. 그 외로움의 원천은 어느순간 설레임이 사라졌다는 것. 주위 일상과 사람 관계에서도 무덤덤하게 모든 것이 내 생각대로 움직이리라는 근거 없는 확신과 함께, 모든 생각과 느낌을 작위적으로 주입시켰다. 오히려, 새로운 사람 만날때마다 나를 가꾸는 데 집중하는 것이 즐거워보였다. 어차피 너와 나는 제 갈길 갈것이며, 그 순간의 추억만 짧은 이름과 함께 가끔씩 생각나는 신세로 전락할 것이니... 그럼에도, 나는 깊은 관계의 다리를 건너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이미 다리는 거센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그래, 때려치자. 잠시만.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건물, 새로운 음식과 새로운 사람들에 집중하다보면, 이 자질구레한 느낌들을 지워버릴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주제는 외부와의 소통 없는 스스로의 대화다. 

하지만, 그것을 모두 떨쳐버리기엔 여행이 너무 짧은듯 했다.



아침이 너무 느긋한 나머지 공항에 수속 마감 후 도착하여, 가까스로 출발 5분남기고, 비행기 좌석에 착석.

땀에 범벅된 채로 1시간 반 동안의 하늘 여행 후, 간사이 공항에 도착. 다행히 예정된 비가 오지 않고,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나를 반겨주니, 기분이 무척 좋았다. 



역사에 들어서서, 노선도를 보니 지하철이 무척 복잡했다. 숙소를 먼저 들리는게 좋을 것 같아, 오사카 내부로 가는 전철을 탔다.



전철 치고는 너무 현대적이고 고급적이라, 알고 보니 돈을 추가로 내고 탑승해야 하는 지정좌석 특급이었다. 



나는 전철을 타고 새로운 지역을 관망하는 여행의 첫 설렘을 무척 사랑한다. 낯선 건물과 분위기. 물론, 우리나라 지역과 큰 차이는 없어보이지만, 자세히 바라보면, 분명 다른 구석이 있다.



일본 건물들의 특징을 보면, 지진 대비를 위함인지 큰 건물이 잘 보이지 않았고, 건물들의 대부분이 베란다 통로 테라스를 갖고 있었다. 우리나라 건물들은 대부분 창문 하나와 건물 안에 베란다가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음식 사진은 별로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난바 역에 도착해 처음 먹는 일본 음식이기에 찍어두었다. 일본은 혼자 먹는 사람들을 배려한 음식점이 대부분이기에,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라면 자판기에 온통 일본어라, 랜덤으로 아무거나 찍어서 나온 라면이다. 맛은 다행히 나쁘지 않았다. 국물 참 느끼했지만, 계속 입을 당기게 하는 중독성이 있었다.



숙소 위치를 확인 후, 바로 고베로 향했다. 날씨는 비오기 전 후덥지근 하면서도 시원한 바람이 몸을 식혀주고 있었다.

나만의 여행방식인 지도 한장끼고 영어로 써있는 표지판을 따라가며 무작정 도보여행을 시작했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젋은 현지 관광객들이 무척 북적였고, 사실 우리나라의 명동과 같은 느낌이 들어, 한적한 곳으로 발걸음을 빠르게 돌렸다.



고베 시 중심에 있는 고베타워 전망대에 올라가 고베 시내를 둘러보았다.



해변가를 끼고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모습. 과거 고베 지진으로 크게 훼손된 도시의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이 났다.



고베 타워 의자에 가만히 앉아 스스로를 바라보았는데, 아직 마음이 열려있지 않은 것 같았다. 새로운 지역을 탐방하는 낯선 설렘과는 별도로 현실에서 나를 붙잡는 요소들이 나의 새로운 느낌을 자유롭게 수용할 수 있는 자세를 방해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고베 타워 앞 공원의 분수대를 지나 바다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날씨도 퍽 나쁘지 않고, 시원한 바람이 나를 반겨주니, 무거운 짐을 들고가도 발걸음은 무척 가벼웠다. 이 느낌때문에 도보 여행을 멈출 수가 없다.



하버랜드로 향하자, 오랫만이던 바닷바람이 몸을 휘감는다. 그것도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이 곳엔 작은 고베 대지진 기념관이 있었는데, 고베 대지진 때 고속도로 다리를 지탱하던 볼트를 진열해 놓았다.



대지진으로 도시가 처참하게 파괴되었음에도, 이를 신속하게 복구하여, 더 나은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일본의 고베 시민들의 삶에 대한 열정이 무척 멋져보였다.



이 동상을 보자마자, 바로 카메라를 들이대었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가족의 풍경.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에 있어, 가족은 참 중요하고도 아름다운 존재이다.



해변가에 멋진 호텔이 있기에 찰칵! 이런 호텔을 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투숙하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다음에 다시 와야지!




조형적으로 참 마음에 드는 장면이다. 밤에 오면, 더 멋있을 것 같았다.




밤에는 회전차에 불도 켜지고 무척 낭만적인 곳일 듯 했다. 그만큼 데이트를 즐기러온 현지 커플도 많았고, 나는 그들의 웃음과 행복을 잠시 관망했다.



타워 전망대에 고베 전경이 보인다고 하지만, 딱히 내키지 않아서, 지나쳤다. 무엇보다, 무거운 짐들고 하루종일 걸어다니다보니 힘들기도 해서, 빨리 숙소로 가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가는 길에 무척 아름다운 여성을 보아서, 힘든 가운데 나도 모르게 그녀를 따라가다가 너무 배고파서 갈길을 돌렸다. 차이나 타운을 거친 후, 전철을 타고 숙소로 도착. 


 


그곳에서 만난 여행중인 형님과 함께 난바, 신사이바시 쪽에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곳에서 오노미야끼와 다코야끼를 시켜 먹었는데, 너무 느끼해서 먹자마자, 음료수를 급히 찾았다.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이 곳 주변에는 사람이 무척 많았고, kpop 한국 가수들의 노래와 한국의 번화가 같은 느낌과 크게 다르지않아서 그리 낯설지 않았다.



아침 일찍 교토로 향해 나섰다. 예상대로 비가 오고 있었고, 그럼에도 비오는 교토의 첫느낌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버스 안의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과 뒷 출입구에 탑승해서 앞으로 내리는 사람들. 특히, 백발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일본 전통 가옥의 모습이 무척 기품있다. 한번쯤은 자고 가고 싶은 곳.



난 여느 여행이든, 골목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 곳에는 그 장소의 지워지지 않은 삶의 냄새가 진하게 배여있다.



중년 부부가 내가 이곳 출신 사람인줄 알고 길을 물어봤다. 하지만, 나는 한국인이고 같은 곳을 찾고 있다고 말하니, 친절하게도 나를 이끌고 그곳으로 같이 가자고 했다. 이와 같이 일본인들은 예절이 바르고, 친절한 사람이 무척 많았다.



교토의 국립중앙박물관에 들렀다. 본관은 현재 공사중이라, 특별 전시를 관람하였다. 일본의 역사적인 문화산물을 연대기별로 정리한 전시였는데, 일본어로 된 시와 문학이 많았기에,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그럼에도 일본인들과 함께 문화를 경험하면서 일본 고유의 분위기를 느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비가 오는 하천의 분위기도 고즈넉하면서 정갈한 느낌이 났다. 말그대로 일본 풍이다.



하천을 가로지르는 나무배를 보면서... 내 마음을 저 배에 띄우고.



이곳은 교토의 헤이안 신궁. 헤이안 천도 1100년을 기념하여 세운 신사로서, 전통 혼례를 종종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가 오고 있음에도 관광객들이 내 뒤로 무척 많았다.



어떤 소원을 적은 종이들일까.



여기서 중학생 처럼 보이는 학생들이 이렇게 소원을 적어서 팻말을 걸어놨다. 어느 나라이든, 자신의 소원을 이루고 싶은 마음은 비슷한 것 같다.



신에게 구원을 빌라. 제사를 지내는 모습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벚꽃인줄 알아서 다가갔는데, 소원을 빌은 종이들이 이렇게 모여있었다.



이제 철학의 길과 은각사로 향하는 길. 방향만 잡고 정처없이 계속 걷는다. 그리고 또 걷는다.



타지에서의 골목길은 외형은 비슷해보여도, 걷다보면 낯선 기분과 생각이 겹친다. 이렇듯, 나는 골목길을 좋아한다. 그 곳엔 언제나 다듬지 않은 삶의 냄새가 흠뻑 남아있다.



도로도 무척 깨끗했고, 건물들도 무척 소박하고 정감있었다. 비가 내리다보니,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길 위에 홀로 걸어가는 스스로가 고독해보였다.



왠지 이 집에 들어가 하룻밤 자고 나오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이제 철학의 길로 들어서는 순간. 많은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고, 정갈하게 닦아놓은 길이 이뻤다. 사실, 이런 길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은각사 입구 전경.



일본 풍이 절실히 묻어있는 은각사의 모습. 다양한 문화와 그로 부터 파생된 이러한 문화유산들이 제각각의 특징을 품으며, 우리를 반긴다는 것. 실로, 인간은 대단하다고 표할 수 있지 않을까.



언덕에서 바라보는 교토의 풍경. 구름이 진하게 껴있는 날씨가 인상깊다.



이 동네에서 한번쯤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르내리며, 오래된 문화와 함께 숨을 쉬면서,



이제 교토를 떠나려고 역 주변에 도착했을 때, 무언가 시위를 하는 행렬이 도로변에 줄을 이었다. 그런데, 시위도 참 정해진 규칙대로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움직이는 듯 보였다. 그리고 시위하는 사람들의 낯색도 그리 어둡지 않았다. 이것도 시민의 당연히 해야할 행동 중의 일부라는 듯이. 



전차를 타고, 우메다역에 도착, 잠시 우메다 스카이 빌딩을 들렸다. 몸이 지쳤는지 그리 감흥은 없었다.



배가 고파서, 저녁을 먹고 갈려고 신사이바시에 들렸다. 주말이라 그런지, 엄청난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느낌있는 도톤보리.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걸으면 더 좋았을 길이다.



하천을 끼고 양 사이드에 다양한 음식점과 상점이 즐비한 이 곳. 맛있는 냄새와 시끌벅적한 음식점의 직원이 고객들을 친절히 환대하는 모습들. 언제든 다시금 들리고 싶은 곳이다.



근처에서, 라멘으로 오사카의 마지막 저녁을 먹고, 상점에서 약간의 기념품을 들고, 숙소로 향했다.




그런데, 그 숙소에서 같이 묵는 형님과 동생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한 형님이 저렴한 맥주집이 있다고 해서, 같이 마시고 오자고 선동하였다. 결국, 길을 나섰고, 비가 그친 후의 깔끔한 공기 내음을 마시며, 한국에서 이곳으로 여행을 왔다는 동질감 하나로 함께 이 밤에 걷는 느낌이 무척 좋았다.




타지에서 밤 거리를 걷는 것. 분위기 있는 건물들을 바라보면서, 저 건물 안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아갈까 궁금해하면서, 지친 몸을 독려하며, 따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형님이 잠깐 길을 잃고 말았다. 부산에서 올라온 형님인데, 무척이나 착하시고 말이 어수룩하신 분이라, 그 형님보다 더 형님인 분이 그걸 두고 티격태격 하며, 나와 동생들은 그 모습이 참 즐거웠다.




이 근처에 이런 멋진 탑이 있었나 싶을정도로,  타워를 중심으로 음식점 거리가 늘어져있는 이 곳의 풍경이 무척 인상깊었다. 이 타워에서 함께 사진도 찍고, 서로의 오사카 여행기를 들여다보며 현재의 삶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많은 열변을 토하며 이야기를 했다. 다음날, 모두 잠든 새에 마지막 날의 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아쉽게도, 그 분들과 같이 찍은 사진과 연락처는 가져오지 못했다. 언젠가 인연이 되어 다시 재회할 수 있기를.



마지막 날, 오사카성을 향하여 역에 도착후 계단을 오르면서 찍은 사진.



오사카 성 맞은편에 있는 박물관의 모습. 비가 내린 후, 맑은 하늘과 쨍쨍 비치는 햇빛이 마지막 날의 여행 분위기를 돋구었다.



박물관 옆에는 방송센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박물관은 특이하게도, 정상까지 엘리베이터로 이동한 후, 관람을 하면서, 한층씩 내려오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일본의 역사에 대해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에 관심이 가는 것들이 많았다.



일본의 초등학생들이 견학을 왔었다. 전시물을 보면서, 빽빽이 노트에 필기하고 있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내 어린시절이 생각나기도 했다.



박물관의 창 밖에서 바라본 오사카성의 모습.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한국의 경복궁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일본의 삶의 모습을 조형물로 표현했다. 캐릭터 하나하나마다 무척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관람 안내를 하시는 할아버지께서 내 쪽으로 와서 설명을 하려고 하였다. 어느 곳에나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무척 잘 갖춰진 나라이다.



일본 전통의 분라쿠 인형으로, 약간 섬뜩하게 생긴 얼굴이지만, 이 인형으로 극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근현대의 오사카의 모습. 큰 조형물로 그 당시의 모습들을 표현했다.




드디어, 오사카성에 이르렀다. 오사카 성을 둘러싸고 있는 호수가 무척 아름다웠다.



일본 풍의 색채가 강한 기와가 어쩌면, 일본의 숨어있는 전통적인 특색을 설명해주는 듯 하다.



오사카 성의 메인. 전경. 



비행기가 지나가기에 함께 찰칵~. 나름 절묘했다.



오사카 성의 바로 앞에서 사진을 찍으니, 생각보다 높았다. 안에 들어가려면, 따로 입장료를 내야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패쓰~



성이 참 정갈하고 멋있었다. 왠만한 나라에는 이렇게 특권적인 권력을 지닌 사람이 지내는 곳이 있는데, 그런 권력을 지니게 되었을 때 과연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들지언지.



2박3일동안 걸어다니며, 고생한 다리와 발. 이제 오사카를 떠날 시점이 되었다.



근처, 마트에서 간식거리를 산 봉투도 가지고.



오사카 성 뒷쪽으로 보이는 비즈니스 파크의 모습.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를, 오사카 성의 전경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잔잔한 호수와 봄내음의 기운이 떠나는 사람의 마음을 돋우었고,



아무 생각없이 이 길을 터벅터벅 걸었다.



아직 벚꽃이 지지 않은 나무도 있었고,



조금 더 가보니, 벚꽃나무가 모여있는 어여쁜 장소도 있었다.



아듀~ 오사카 성.



마지막, 어느 할아버지가 사진찍기에 몰두하고 있기에 찰칵~


이렇게 2박 3일의 짧은 여행이 끝났다.

새로운 문화와 그 문화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나와 다른 언어와 다른 습관과 다른 생김새를 지니고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세상은 참 넓고 흥미롭다는 당면한 사실을 다시 인지한 채.

그렇게 여행은 끝났다.


언젠가 다시금, 긴 여행을 떠나겠다는 다짐을 뒤로 한채. 그렇게~

 지금도 그 꿈을 향해,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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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ir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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