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4~7.29)
1일차: 청량리 > 풍기 > 영주 > 안동
2일차: 안동 > 경주 > 해운대 > 광안리
3일차: 광안리 > 부산 > 마산 > 통영
4일차: 통영 > 마산 > 순천
5일차: 순천 > 여수
6일차: 여수 > 보성 > 곡성 > 영등포


여행에 특별한 목적은 없다.
사실, 어떤 목적을 기대했지만, 내가 경험하고 보고 느낀 모든 것이 결국 나를 향해 있기에 그 기대감은 결국 쓸모가 없다.
억지로 생각하려 했다. 내 지나온 세월과 현재 나의 모습, 앞으로의 일들.
하지만 기차 차창 너머로 쉴새 없이 바뀌는 자연의 풍경 앞에서 난 할말을 잃었고 머리 속은 텅 비었다.
첫날, 펜을 잡아 노트에 끄적여 봐도 나의 경직된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가 한정되어 있었고, 오히려 음악에 맞춰 바깥 구경을 하
며 공상이나 떨고 있는게 기분이 좋았다.
그만두었다. 제어하지 않고 현실의 나를 그대로 놔주었다.
여전히 나를 바꾸고 싶지 않다.
다른 인간들이 정의한 그 기준과, 자질구레한 감정과 허식적인 위선과 사회적인 지위와 선입견과 편견.
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믿었던 나는 결국 그것이 나만을 위한 위세적인 합리화라는 것을 깨닫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자유와 일탈로 아우성치고 있는 내면과 달리 분열된 내 머리는 쉴새없이 나를 가두고 있고 그것이 결국은 죽을 때까지 변함없을
거라는 자신없는 수긍은 이제 나를 기약없는 혼돈으로 몰고 간다.
여행에 지나친 많은 사람들중, 남여 커플들에 많은 눈길이 갔다.
찜질방에서 꿈을 공유하고, 산을 오르며 서로의 땀을 닦아주고, 어여쁜 자연을 뒤로 하고 사진기를 향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기차 안에서 힘든 몸을 서로 기대며, 혹여나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손을 꼭 잡고 있는 그들의 향기가 좋았다.
분명, 이런 장면들도 내 공상 시나리오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아쉽지만, 이 사랑이라는 테마에 대해 제대로 생각을 하지 못했다.
사람들을 자연과 같이 관망할 뿐, 소통이 거의 없었다.
그만큼, 나는 사람들에 무관심하고 이질된 관념에 두려워 하고 있다.


아 이젠 내 빌어먹을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것도 무뎌지는가 보다.

Posted by Ssir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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